커뮤니티 사이트의 글을 보던 중 다소 흥미로운 제목을 발견했다. ‘GS25의 한결같은 손 모양‘, 내용은 이랬다. 지금까지 일련의 GS25 광고 속에 ‘메갈리아 로고 손 모양’이 의도적으로 들어가 있다고 보여지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메갈이 GS광고 속에 남성혐오 의도를 넣었다는 주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사실 여부를 떠나 조금 불쾌했다. 괜히 확대 해석한 오버 글이려니, 또 예전 SBS 뉴스 중간에 ‘일베 마크’가 달려 논란이 되었던 사건처럼 그냥 스쳐 지나는 여러 한심한 일 중 하나라 생각했다.
하지만, 좀 시간이 지나니 이건 큰 불을 내기 위한 장작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게시판에는 GS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광고 전단지와 홍보물 그리고 심지어 경찰청 포스터까지 ‘메갈’의 손 모양이 그려져 있다는 제보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나는 이 일에 점차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단지 속 메갈리아’를 단순하게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편견’이 도가 넘을 지경에 이르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남녀 혐오. 그래서 자세히 알아봤다.
‘메갈리안’와 손모양 상징의 의미, 그리고 ‘메갈리아’, ‘일베’, ‘워마드’ 등의 ‘혐오, 갈등 사이트’가 왜 생겨났는지, 마지막으로 이것은 어떠한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내는지 타당성 있는 자료를 통해 알아볼 것이다. 전반적인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있으신 분, 사회 심리학에 흥미 있는 분 그리고 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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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ottonbro on Pexels |
메갈리아 논란의 대상, ‘캠핑 가자’
2021년 5월 1일 오전, 대한민국 편의점 프랜차이즈 체인, GS25는 카카오톡과 인스타 계정을 통해 한 달 동안 캠핑 상품을 증정하는 판촉 행사를 홍보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문제는 캠핑 관련 이벤트 홍보물에 ‘메갈리아(‘Megalia)를 상징하는 손 모양과 문구가 ‘노골적으로 삽입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출처 1)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자 GS25측은 2일 ‘감성 캠핑 이벤트 이미지에 대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객에게 불편을 드릴 여지가 있는 디자인 일부 도안을 즉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 수정된 포스터에는 캠핑과 전혀 관련 없는 ‘달과 별 3개 문양’이 삽입되었고, 이 문양이 메갈리아’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관악 여성주의 학회>의 상징임이 밝혀지자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메갈리아의 흔적이 남아 있는 GS광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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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상징과 ‘남성 혐오 상징’을 넣은 GS 상업 광고 |
계속 진행 중인 ‘광고 속 메갈리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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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그리고 손 모양의 의미
1. 메갈리아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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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로고 |
이때쯤 ‘메갈리아’가 도대체 무엇이며, 손 모양의 의미가 뭐길래 이렇게 호들갑인지 궁금할 것이다.
메갈리아 분석한 첫 학위 논문, ‘혐오에 맞서는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젠더 담론‘에 따르면, 메갈리아는 ‘김치녀’, ‘벼슬아치’, ‘로린이’ 등 여성 혐오를 적나라게 드러냈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혐오 언어를 그대로 모방(미러링)하여 남성을 조롱하는 도구로 ‘메갈리아’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사용한다고 밝힌다. (출처 3)
2. 메갈리아 손의 상징
출처 1) 조현기, 강성규 기자 , 햄 잡는 손·메갈 암시 문구?…GS25 포스터 남혐논란에 “즉각 수정, 사과”, News 1, 2021/5/2
이진한 기자, ‘남성혐오 손모양’ 뭐길래…GS25 이어 경찰 무신사 불똥, 매일경제, 2021/5/3
출처 3) 박무늬, 혐오에 맞서는 혐오 :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젠더 담론,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6
출처 4) 신동아 편집부, “6.9cm ‘한남충’들아 폭력에 맞서는 게 폭력적이라고?”, 신동아, 2016/1/20.
[next]
‘광고 속 메갈리아’는 ‘방송 속 일베’의 모방
- 명확한 해명 없이 일단락된 ‘광고 속 메갈리아’
- 예능 자막, 영화 포스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었던 ‘일베’
- ‘허버 허버’로 보는 메갈의 일베 모방 전략
최근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인터넷 유행어 ‘허버 허버’가 있다. 이 단어가 요즘 왜 쓰이고 있는지 그 확실한 어원은 불분명 하지만, 올해 2월 말 MBC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남성 네티즌이 ‘허버 허버’의 의미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남자의 모습’을 표현한 남성혐오 단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좋아’, ‘빨리빨리’의 영어 단어 Hubba-Hubba를 뜻하며, ‘남성 혐오’ 표현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하고 나섰다. (출처 7) 본래 의미야 어찌됐든 공영 방송에 나간 후 ‘허버 허버’의 사용 횟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출처 5) 신미진 기자, ‘남혐 논란’ 손가락 포스터 GS25 디자이너 입 열었다, 매일경제, 2021/5/10
출처 6) 문현숙 기자, ‘일베 표현’ 뿌리뽑기 안간힘에도, 잇단 방송사고 왜?, 한겨레, 2019/7/24
출처 7) 김명진 기자, “허버허버” 무슨 뜻이길래, 유튜브도 카톡도 난리, 조선일보, 2021/3/16
[next]
이렇듯 이번 사태로 관련 회사는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받고 있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분야에서 우려와 걱정이 나오고 있다.
1. 사회적 비용 발생
- [message]
- ##question-circle##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란?
- 기업 혹은 단체가 최종 재화를 만들 때, 생산자를 포함한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사회적 비용’이라고 한다. 제품 생산을 위해 무단으로 오염물질을 강에 방류한 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단기적으로 사업주는 오염물질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그 지역 사람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게 된다. 게다가, 오염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및 처리 절차에 필요한 비용은 고스란히 남아 사회 전체가 지불해야만 한다. 따라서, 모든 피해와 처리 비용 모두가 사회적 비용이 된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 속에 관련 상징을 넣는 행위는 사회 전반에 갈등과 불신을 만드는 한편,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 전체 구성원이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2. 입지가 점차 작아지는 여성 일자리
- ‘손가락’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상품이 안 팔린다는 것이 중요하다.
- 게임 업계에서는 이미 ‘메갈 사냥’으로 피바다가 되었다.
“갑자기 제가 그린 캐릭터 일러스트가 게임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어요. 게임업계에서 일러스트 교체는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 당황해서 인터넷을 뒤져봤죠. 그랬더니 저더러 메갈이라며 죽어라, 망해라 같은 글로 도배가 됐더라고요.
전 메갈이 아니에요. 메갈리아 사이트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고 남성혐요 표현을 쓴 적도 없어요. 회사에서는 많은 항의 전화와 메일이 와서 어쩔 수 없이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 제가 ‘메갈’이라는 소문이 이 바닥에 퍼지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어졌어요.”
- 게임 업계에서 다른 분야로 넓혀지는 ‘메갈 사냥’
3. 정신적 질병과 물리적 폭행을 양산
- 온라인 혐오는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만들어낸다.
“누군가를 혐오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몸을 긴장된 상태로 유지합니다. 그런 상태는 원활한 혈액 순환을 막고 음식 소화를 더디게 합니다. 또한, 잠재적 혐오 대상의 위협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에서 자체적으로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호르몬 입니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특정 대상을 혐오하고 증오한다면 신체의 면역체계가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분류의 사람은 우울증 및 공황장애 등의 심리적 질병부터 당뇨병과 암에 걸릴 확률이 무척 높습니다.”
- 혐오와 편견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죽음으로 이끈다.
혐오와 편견은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혐오와 편견은 연쇄살인을 밥먹듯이 하는 살인마와 같다. ㄷ심리학자, 조던 B. 레이트너 박사( Dr. Jordan B. Leitner)의 연구팀은 ‘백인들의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순환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였다. (출처 18) 연구결과, 백인들의 노골적인 편견이 높은 지역 사회일수록 흑인과 백인 모든 대상자의 심혈 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음을 찾아낸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인종차별을 하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부정적인 경험이 고혈압, 심장병, 나아가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한다.
- 온라인 혐오가 현실적 폭력을 야기한다.
- 게시글 가운데 ‘난민’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대신에 “무슬림”, “이슬람”, “유대인” 등의 특정 단어가 포함된 글은 난민에 대한 공격을 일으키지 않았다.
- 극우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난민 관련 게시물은 혐오 범죄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페이스북 혐오 게시물과 난민을 향한 폭력 사건 간의 상관관계는 약했다. 즉, 온라인 혐오 글을 접하지 않은 지역에서 실제 폭력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 외국 연구 논문이 한국과 다를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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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민인식 실태조사 (출처: 국가인권위원회) |
- 성인 10명 중 6명은 성별, 출신 지역, 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받거나 혐오감을 주는 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청소년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주로 온라인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 혐오 표현을 경험한 사람의 심리 상태는 과연 어떨까? 경험자의 반 이상이 위축감(50.5%)과 공포심(53.1%) 등을 경험했으며, 혐오 표현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을 무시(79.9%)하거나 회피(73.4%)한다고 언급했다.
- 81.8%에 해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점차 고착화되는 혐오 차별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혐오 차별로 인한 사회갈등은 더욱 더 심화될 것 (78.4%)이라고 예견했다.
4. 새로운 형태의 ‘언어적 혐오’라는 독 버섯
출처 9) 반진욱 기자, ‘남혐’ 논란에 불매운동·주식 하락…GS리테일 어쩌나, 매일경제, 2021/5/3
출처 10) 윤주영 기자, GS25 점주 집단 소송에 불매 운동까지…집게손가락 포스터의 후폭풍, 2021/5/4,
출처 11) 김혜민PD,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생생경제] 여혐·남혐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YTN, 2018/7/13
출처 12) 조성은 기자, ‘메갈의 손가락’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프레시안, 2021/5/6
출처 13) 이수기 기자, 집게 손’은 남성혐오? 난데없는 ‘메갈’ 찾기에 놀란 유통업계, 중앙일보, 2021/5/7
출처 14) 클로저스, 메갈리아 옹호 발언 논란 ‘티나’ 성우 교체, 디스이즈게임, 2016/7/19
출처 15) 이유진, 박다해 기자, “메갈 잘라라” 한마디에…게임업계 밥줄이 끊어졌다, 한겨래, 2018/6/25
출처 16) 이진욱 기자, ‘남성혐오’에 분노한 게이머들…개발자, 엎드려 절까지, 머니 투데이, 2020/2/11
출처 17) Elizabeth Page-Gould, Warning: Racism Is Bad for Your Health, Greater Good Magazine, 2010/8/3
출처 18) Jordan. B., Eric. H., et al., Blacks’ Death Rate Due to Circulatory Diseases Is Positively Related to Whites’ Explicit Racial Bias: A Nationwide Investigation Using Project Implicit, Psychologial Science, 2016/8/24
출처 19) Calo. S., Karsten. M., Fanning the Flames of Hate: Social Media and Hate Crime, SSRN, 2020/6/5
출처 20) 혐오차별대응기획단, 2019년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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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Vinicius “amnx” Amano on Unsplash |
신자유주의 이후 우리가 만든 또 다른 형태의 괴물
왜 그들은 자신들의 표식과 은어를 남기려 할까?
1. ‘부족의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그렇다면 ‘광고 속 메갈리아’나 방속 속 ;일베 용어’ 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근대사회가 개인에게 충분한 소속감을 주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개인은 어느 ‘부족’에든 속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부족’에 속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부족’을 위해 개인의 위험을 무릅쓰고 바보 같은 짓을 서슴지 않고 한다고 명쾌하게 분석한다.
2. 자기만족감과 과시, 보상의 심리
또 다른 의견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홍보물 디자이너가 고의로 ‘메갈리아’ 관련 손 모양을 넣었다면, 상대를 비방함으로써 일종의 쾌감과 만족감 등의 심리적 보상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사회적 약자가 강자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다 보니 교묘하게 의도를 숨기는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출처 24)
3. ‘금기된 사실을 알고 있는 깨어있는 자’라는 착각
“‘혐오와 분열을 조성하는 말을 하는 ‘인종 차별주의자’나 ‘성 차별주의자’ 대부분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그들의 일이 세상을 더 아름답고 좋게 바꾸고 있다고 생각하죠. 놀랍게도 그들 자신은 금기된 사실을 알고 있는 깨어있는 자(intelligent holders of taboo truths)며, 다른 무지한 사람을 계몽시켜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어요.
이와 같은 잘못된 신념과 믿음은 그들에게 심리적 보상과 함께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죠.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오히려 세상에 불신과 혐오를 전파하고 분열과 증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메갈리아’는 페미니즘을 방해하는 요소다.
메튜의 말은 사실일까? 여기 흥미 있는 논문이 있다. 연세대학교 연구팀, 강욱건 외 2인은 2년 여간 (2016.1.1~2018.6.11) 트위터, 포털 뉴스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국내 페미니즘에 관한 인식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의 급진적인 페미니즘 성향은 오히려 성숙한 페미니즘 운동을 방해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출처 26)
- [accordion]
- 해외와 다른 한국식 페미니즘
- 해외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인권을 넘어 젠더와 남성의 사회문화적 관계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는 단순히 남성혐오, 성대결, 여성성의 억압을 강조하는 급진적인 페미니즘의 특징만을 보여준다.
- 사회적 거부감을 만드는 한국식 페미니즘
- 한국 페미니즘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미러링 및 혐오성 발언을 생산함으로써 일반인에게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 미러링이라는 잘못된 혐오 방식으로 인해 사회의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할 대상이 조롱과 비판의 대상으로 바뀌는 것도 우려할 일이다.
- 페미니즘의 성숙과 발전을 스스로가 막는 한국의 페미니즘
- 남성성에 대한 공격과 여성성의 억압이 페미니즘이 주된 목적으로 인식되어 여성 인권에 대해 편하게 논의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 여성 인권 개선 정책을 논의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의 모색하기 어려워졌다. 궁극적으로 페미니즘의 성숙한 발전을 그들 스스로가 방해하고 있는 꼴이다.
- ‘메갈리아’는 남성을 결집시키고 있다.
‘혐오와 갈등’을 만드는 급진적 페미니즘은 썩은 동아줄
출처 21) 김보명,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 한국여성학회, 2018/3
출처 22) 홍성일 외 3인, 언론학 혐오 연구의 메타 분석: 2010년대 국내 신문방송학 등재지 게재 논문을 중심으로,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2020/3
출처 23) 미셸 마페졸리, 부족의 시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개인주의의 쇠퇴, 문학동네, 2017/12/28
출처 25) Matthew Legge, Are We Done Fighting?: Building Understanding in a World of Hate and Division, 2019/5/18
출처 26) 강욱건, 이학래, 민경은, 국내 페미니즘운동의 여론 변화조사 및 특징적 요소분석-빅데이터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연세대학교 패키징학과, 2018
출처 27) 김감미, 이지은 외 3명, 여혐-남혐 갈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치정보연구, 2019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을 보던 중 다소 흥미로운 제목을 발견했다. ‘GS25의 한결같은 손 모양‘, 내용은 이랬다. 지금까지 일련의 GS25 광고 속에 ‘메갈리아 로고 손 모양’이 의도적으로 들어가 있다고 보여지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메갈이 GS광고 속에 남성혐오 의도를 넣었다는 주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사실 여부를 떠나 조금 불쾌했다. 괜히 확대 해석한 오버 글이려니, 또 예전 SBS 뉴스 중간에 ‘일베 마크’가 달려 논란이 되었던 사건처럼 그냥 스쳐 지나는 여러 한심한 일 중 하나라 생각했다.
하지만, 좀 시간이 지나니 이건 큰 불을 내기 위한 장작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게시판에는 GS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광고 전단지와 홍보물 그리고 심지어 경찰청 포스터까지 ‘메갈’의 손 모양이 그려져 있다는 제보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나는 이 일에 점차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단지 속 메갈리아’를 단순하게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편견’이 도가 넘을 지경에 이르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남녀 혐오. 그래서 자세히 알아봤다.
‘메갈리안’와 손모양 상징의 의미, 그리고 ‘메갈리아’, ‘일베’, ‘워마드’ 등의 ‘혐오, 갈등 사이트’가 왜 생겨났는지, 마지막으로 이것은 어떠한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내는지 타당성 있는 자료를 통해 알아볼 것이다. 전반적인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있으신 분, 사회 심리학에 흥미 있는 분 그리고 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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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cottonbro on Pexels |
메갈리아 논란의 대상, ‘캠핑 가자’
2021년 5월 1일 오전, 대한민국 편의점 프랜차이즈 체인, GS25는 카카오톡과 인스타 계정을 통해 한 달 동안 캠핑 상품을 증정하는 판촉 행사를 홍보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문제는 캠핑 관련 이벤트 홍보물에 ‘메갈리아(‘Megalia)를 상징하는 손 모양과 문구가 ‘노골적으로 삽입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출처 1)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자 GS25측은 2일 ‘감성 캠핑 이벤트 이미지에 대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객에게 불편을 드릴 여지가 있는 디자인 일부 도안을 즉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 수정된 포스터에는 캠핑과 전혀 관련 없는 ‘달과 별 3개 문양’이 삽입되었고, 이 문양이 메갈리아’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관악 여성주의 학회>의 상징임이 밝혀지자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메갈리아의 흔적이 남아 있는 GS광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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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상징과 ‘남성 혐오 상징’을 넣은 GS 상업 광고 |
계속 진행 중인 ‘광고 속 메갈리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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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그리고 손 모양의 의미
1. 메갈리아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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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쯤 ‘메갈리아’가 도대체 무엇이며, 손 모양의 의미가 뭐길래 이렇게 호들갑인지 궁금할 것이다.
메갈리아 분석한 첫 학위 논문, ‘혐오에 맞서는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젠더 담론‘에 따르면, 메갈리아는 ‘김치녀’, ‘벼슬아치’, ‘로린이’ 등 여성 혐오를 적나라게 드러냈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혐오 언어를 그대로 모방(미러링)하여 남성을 조롱하는 도구로 ‘메갈리아’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사용한다고 밝힌다. (출처 3)
2. 메갈리아 손의 상징
출처 1) 조현기, 강성규 기자 , 햄 잡는 손·메갈 암시 문구?…GS25 포스터 남혐논란에 “즉각 수정, 사과”, News 1, 2021/5/2
이진한 기자, ‘남성혐오 손모양’ 뭐길래…GS25 이어 경찰 무신사 불똥, 매일경제, 2021/5/3
출처 3) 박무늬, 혐오에 맞서는 혐오 :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젠더 담론,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6
출처 4) 신동아 편집부, “6.9cm ‘한남충’들아 폭력에 맞서는 게 폭력적이라고?”, 신동아, 2016/1/20.
[next]
‘광고 속 메갈리아’는 ‘방송 속 일베’의 모방
- 명확한 해명 없이 일단락된 ‘광고 속 메갈리아’
- 예능 자막, 영화 포스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었던 ‘일베’
- ‘허버 허버’로 보는 메갈의 일베 모방 전략
최근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인터넷 유행어 ‘허버 허버’가 있다. 이 단어가 요즘 왜 쓰이고 있는지 그 확실한 어원은 불분명 하지만, 올해 2월 말 MBC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남성 네티즌이 ‘허버 허버’의 의미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남자의 모습’을 표현한 남성혐오 단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좋아’, ‘빨리빨리’의 영어 단어 Hubba-Hubba를 뜻하며, ‘남성 혐오’ 표현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하고 나섰다. (출처 7) 본래 의미야 어찌됐든 공영 방송에 나간 후 ‘허버 허버’의 사용 횟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출처 5) 신미진 기자, ‘남혐 논란’ 손가락 포스터 GS25 디자이너 입 열었다, 매일경제, 2021/5/10
출처 6) 문현숙 기자, ‘일베 표현’ 뿌리뽑기 안간힘에도, 잇단 방송사고 왜?, 한겨레, 2019/7/24
출처 7) 김명진 기자, “허버허버” 무슨 뜻이길래, 유튜브도 카톡도 난리, 조선일보, 202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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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이번 사태로 관련 회사는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받고 있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분야에서 우려와 걱정이 나오고 있다.
1. 사회적 비용 발생
- [message]
- ##question-circle##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란?
- 기업 혹은 단체가 최종 재화를 만들 때, 생산자를 포함한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사회적 비용’이라고 한다. 제품 생산을 위해 무단으로 오염물질을 강에 방류한 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단기적으로 사업주는 오염물질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그 지역 사람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게 된다. 게다가, 오염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및 처리 절차에 필요한 비용은 고스란히 남아 사회 전체가 지불해야만 한다. 따라서, 모든 피해와 처리 비용 모두가 사회적 비용이 된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 속에 관련 상징을 넣는 행위는 사회 전반에 갈등과 불신을 만드는 한편,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 전체 구성원이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2. 입지가 점차 작아지는 여성 일자리
- ‘손가락’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상품이 안 팔린다는 것이 중요하다.
- 게임 업계에서는 이미 ‘메갈 사냥’으로 피바다가 되었다.
“갑자기 제가 그린 캐릭터 일러스트가 게임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어요. 게임업계에서 일러스트 교체는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 당황해서 인터넷을 뒤져봤죠. 그랬더니 저더러 메갈이라며 죽어라, 망해라 같은 글로 도배가 됐더라고요.
전 메갈이 아니에요. 메갈리아 사이트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고 남성혐요 표현을 쓴 적도 없어요. 회사에서는 많은 항의 전화와 메일이 와서 어쩔 수 없이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 제가 ‘메갈’이라는 소문이 이 바닥에 퍼지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어졌어요.”
- 게임 업계에서 다른 분야로 넓혀지는 ‘메갈 사냥’
3. 정신적 질병과 물리적 폭행을 양산
- 온라인 혐오는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만들어낸다.
“누군가를 혐오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몸을 긴장된 상태로 유지합니다. 그런 상태는 원활한 혈액 순환을 막고 음식 소화를 더디게 합니다. 또한, 잠재적 혐오 대상의 위협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에서 자체적으로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호르몬 입니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특정 대상을 혐오하고 증오한다면 신체의 면역체계가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분류의 사람은 우울증 및 공황장애 등의 심리적 질병부터 당뇨병과 암에 걸릴 확률이 무척 높습니다.”
- 혐오와 편견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죽음으로 이끈다.
혐오와 편견은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혐오와 편견은 연쇄살인을 밥먹듯이 하는 살인마와 같다. ㄷ심리학자, 조던 B. 레이트너 박사( Dr. Jordan B. Leitner)의 연구팀은 ‘백인들의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순환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였다. (출처 18) 연구결과, 백인들의 노골적인 편견이 높은 지역 사회일수록 흑인과 백인 모든 대상자의 심혈 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음을 찾아낸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인종차별을 하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부정적인 경험이 고혈압, 심장병, 나아가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한다.
- 온라인 혐오가 현실적 폭력을 야기한다.
- 게시글 가운데 ‘난민’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대신에 “무슬림”, “이슬람”, “유대인” 등의 특정 단어가 포함된 글은 난민에 대한 공격을 일으키지 않았다.
- 극우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난민 관련 게시물은 혐오 범죄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페이스북 혐오 게시물과 난민을 향한 폭력 사건 간의 상관관계는 약했다. 즉, 온라인 혐오 글을 접하지 않은 지역에서 실제 폭력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 외국 연구 논문이 한국과 다를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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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민인식 실태조사 (출처: 국가인권위원회) |
- 성인 10명 중 6명은 성별, 출신 지역, 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받거나 혐오감을 주는 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청소년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주로 온라인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 혐오 표현을 경험한 사람의 심리 상태는 과연 어떨까? 경험자의 반 이상이 위축감(50.5%)과 공포심(53.1%) 등을 경험했으며, 혐오 표현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을 무시(79.9%)하거나 회피(73.4%)한다고 언급했다.
- 81.8%에 해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점차 고착화되는 혐오 차별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혐오 차별로 인한 사회갈등은 더욱 더 심화될 것 (78.4%)이라고 예견했다.
4. 새로운 형태의 ‘언어적 혐오’라는 독 버섯
출처 9) 반진욱 기자, ‘남혐’ 논란에 불매운동·주식 하락…GS리테일 어쩌나, 매일경제, 2021/5/3
출처 10) 윤주영 기자, GS25 점주 집단 소송에 불매 운동까지…집게손가락 포스터의 후폭풍, 2021/5/4,
출처 11) 김혜민PD,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생생경제] 여혐·남혐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YTN, 2018/7/13
출처 12) 조성은 기자, ‘메갈의 손가락’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프레시안, 2021/5/6
출처 13) 이수기 기자, 집게 손’은 남성혐오? 난데없는 ‘메갈’ 찾기에 놀란 유통업계, 중앙일보, 2021/5/7
출처 14) 클로저스, 메갈리아 옹호 발언 논란 ‘티나’ 성우 교체, 디스이즈게임, 2016/7/19
출처 15) 이유진, 박다해 기자, “메갈 잘라라” 한마디에…게임업계 밥줄이 끊어졌다, 한겨래, 2018/6/25
출처 16) 이진욱 기자, ‘남성혐오’에 분노한 게이머들…개발자, 엎드려 절까지, 머니 투데이, 2020/2/11
출처 17) Elizabeth Page-Gould, Warning: Racism Is Bad for Your Health, Greater Good Magazine, 2010/8/3
출처 18) Jordan. B., Eric. H., et al., Blacks’ Death Rate Due to Circulatory Diseases Is Positively Related to Whites’ Explicit Racial Bias: A Nationwide Investigation Using Project Implicit, Psychologial Science, 2016/8/24
출처 19) Calo. S., Karsten. M., Fanning the Flames of Hate: Social Media and Hate Crime, SSRN, 2020/6/5
출처 20) 혐오차별대응기획단, 2019년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019/10/13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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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Vinicius “amnx” Amano on Unsplash |
신자유주의 이후 우리가 만든 또 다른 형태의 괴물
왜 그들은 자신들의 표식과 은어를 남기려 할까?
1. ‘부족의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그렇다면 ‘광고 속 메갈리아’나 방속 속 ;일베 용어’ 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근대사회가 개인에게 충분한 소속감을 주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개인은 어느 ‘부족’에든 속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부족’에 속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부족’을 위해 개인의 위험을 무릅쓰고 바보 같은 짓을 서슴지 않고 한다고 명쾌하게 분석한다.
2. 자기만족감과 과시, 보상의 심리
또 다른 의견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홍보물 디자이너가 고의로 ‘메갈리아’ 관련 손 모양을 넣었다면, 상대를 비방함으로써 일종의 쾌감과 만족감 등의 심리적 보상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사회적 약자가 강자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다 보니 교묘하게 의도를 숨기는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출처 24)
3. ‘금기된 사실을 알고 있는 깨어있는 자’라는 착각
“‘혐오와 분열을 조성하는 말을 하는 ‘인종 차별주의자’나 ‘성 차별주의자’ 대부분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그들의 일이 세상을 더 아름답고 좋게 바꾸고 있다고 생각하죠. 놀랍게도 그들 자신은 금기된 사실을 알고 있는 깨어있는 자(intelligent holders of taboo truths)며, 다른 무지한 사람을 계몽시켜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어요.
이와 같은 잘못된 신념과 믿음은 그들에게 심리적 보상과 함께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죠.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오히려 세상에 불신과 혐오를 전파하고 분열과 증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메갈리아’는 페미니즘을 방해하는 요소다.
메튜의 말은 사실일까? 여기 흥미 있는 논문이 있다. 연세대학교 연구팀, 강욱건 외 2인은 2년 여간 (2016.1.1~2018.6.11) 트위터, 포털 뉴스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국내 페미니즘에 관한 인식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의 급진적인 페미니즘 성향은 오히려 성숙한 페미니즘 운동을 방해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출처 26)
- [accordion]
- 해외와 다른 한국식 페미니즘
- 해외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인권을 넘어 젠더와 남성의 사회문화적 관계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는 단순히 남성혐오, 성대결, 여성성의 억압을 강조하는 급진적인 페미니즘의 특징만을 보여준다.
- 사회적 거부감을 만드는 한국식 페미니즘
- 한국 페미니즘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미러링 및 혐오성 발언을 생산함으로써 일반인에게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 미러링이라는 잘못된 혐오 방식으로 인해 사회의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할 대상이 조롱과 비판의 대상으로 바뀌는 것도 우려할 일이다.
- 페미니즘의 성숙과 발전을 스스로가 막는 한국의 페미니즘
- 남성성에 대한 공격과 여성성의 억압이 페미니즘이 주된 목적으로 인식되어 여성 인권에 대해 편하게 논의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 여성 인권 개선 정책을 논의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의 모색하기 어려워졌다. 궁극적으로 페미니즘의 성숙한 발전을 그들 스스로가 방해하고 있는 꼴이다.
- ‘메갈리아’는 남성을 결집시키고 있다.
‘혐오와 갈등’을 만드는 급진적 페미니즘은 썩은 동아줄
출처 21) 김보명,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 한국여성학회, 2018/3
출처 22) 홍성일 외 3인, 언론학 혐오 연구의 메타 분석: 2010년대 국내 신문방송학 등재지 게재 논문을 중심으로,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2020/3
출처 23) 미셸 마페졸리, 부족의 시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개인주의의 쇠퇴, 문학동네, 2017/12/28
출처 25) Matthew Legge, Are We Done Fighting?: Building Understanding in a World of Hate and Division, 2019/5/18
출처 26) 강욱건, 이학래, 민경은, 국내 페미니즘운동의 여론 변화조사 및 특징적 요소분석-빅데이터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연세대학교 패키징학과, 2018
출처 27) 김감미, 이지은 외 3명, 여혐-남혐 갈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치정보연구, 2019